경찰 불량 레미콘 20만대 분량 공급 악덕 레미콘 업체 적발
상태바
경찰 불량 레미콘 20만대 분량 공급 악덕 레미콘 업체 적발
  • 박현수 기자
  • 승인 2020.11.10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멘트와 자갈 함량 줄여 KS규격 미달 레미콘
수도권 아파트 등 건설현장 공급 A레미콘 업체
강도 미달하는 레미콘 공급해 900억원 챙겨

수도권 일대 아파트와 관급공사 현장 등에 레미콘 차량 20만대 분량의 부적합 레미콘을 공급한 레미콘 공급업체가 경찰에 적발됐다. 시중에 공급된 부적합 레미콘은 99㎡형 60세대 규모의 15층 아파트 200동 이상을 건축할 수 있는 분량이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시멘트와 자갈 함량을 임의로 줄인 KS규격 미달 레미콘을 수도권 건설현장에 공급한 A레미콘 업체 임직원 16명을 특경가법상 사기 혐의로 검거해 이 중 임원 B(62)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출하 대기 중인 레미콘 트럭. (사진=경기북부지방경찰청 제공)
출하 대기 중인 레미콘 트럭. (사진=경기북부지방경찰청 제공)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B씨 등 A레미콘 업체 관계자들은 레미콘 배합비율을 임의로 조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갈과 시멘트가 적게 들어간 부적합 시멘트 124만㎥(레미콘 차량 20만대 분량)를 제조한 뒤 발주처에 납품해 약 900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지난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공급한 부적합 레미콘은 수도권 일대 아파트 건설 현장과 관급공사 현장, 공장 신축 현장, 도로 공사 현장 등 422곳에서 사용됐다.

건설사가 주문한 배합 규격보다 질이 낮은 부적합 레미콘이었지만, 납품서류상에는 약정대로 배합된 정상 제품으로 표기됐다. 대형 사업장의 경우 납품 과정에서 2차례 품질검사가 이뤄지지만, 이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A레미콘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A레미콘과 다른 13개 레미콘 업체가 9개 건설사 관리자에게 167차례에 걸쳐 5000여만원을 건넨 것을 확인했다.

이들 업체는 금품을 건넨 대가로 건설사가 시행하는 슬럼프·공기량·염화물 함유량 시험 등 1차 검사를 자신들이 대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셀프검사였으니 품질에 문제가 있더라도 적발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A레미콘은 압축강도를 시험하는 2차 시험 역시 건설현장에 보낸  시료를 바꿔치기하거나 시험 통과용 차량을 보내는 다소 황당한 수법으로 발주처 품질 검증을 무사히 통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기 혐의로 입건된 A레미콘 업체 임직원 16명과 별개로 품질검사 과정에서 금품을 주고받은 건설사 관리자 9명과 14개 레미콘 업체 품질담당자 17명을 배임수재와 배임증재 혐의로 각각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경찰은 부적합 레미콘이 2년 넘게 수도권 일대 공사현장에 공급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국토교통부 등 유관기관과 함께 A레미콘이 각각의 공사현장에 공급한 배합비율로 시료를 만들어 강도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부적합 판정 건축물 명단 공개 여부는 시장 혼란 등을 감안해 국토부 등 관계부처에서 결정할 예정이어서 아직은 미정이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강도 테스트에서 부적합 판정이 나온 현장은 국토부 등 관할기관이 추가 조치를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부적합 레미콘 유통은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건설 비리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