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화이트리스트'도 다시 재판"…김기춘·조윤선 파기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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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화이트리스트'도 다시 재판"…김기춘·조윤선 파기환송
  • 이민윤 기자
  • 승인 2020.02.1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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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남용 등 혐의 징역 1년6개월 선고한 원심 파기
박근혜 정부 시절 보수단체 지원을 강요 혐의 기소
대법원 전경

박근혜 정부 시절 보수단체 지원을 강요했다는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다시 재판하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3일 오전 김기춘(81)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윤선(54)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서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앞서 대법원은 특정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을 배제한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 직권남용죄에서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부분 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엄격히 판단해야 한다는 이유로 다시 재판하라고 판단했다. 

화이트리스트 사건에 대해서는 직권남용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지만, 강요죄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파기환송 결정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 등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보수단체 지원을 요구한 행위는 직권을 남용했다고 판단했다. 

전경련에 특정 정치 성향의 시민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요구한 것은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으로 직권을 남용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전경련 부회장 등이 의무 없는 일을 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자금 지원을 요구했다는 점이 강요죄에서의 '협박'으로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자금 지원을 요구했다고 해서 곧바로 그 요구를 '해악의 고지'로 평가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김 전 실장은 지난 2014년 2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전경련을 상대로 어버이연합 등 21개 보수단체에 총 23억8900여만원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 전 수석과 함께 현기환·김재원 전 정무수석,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과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았다. 조 전 수석 등은 지난 2015년 31개 단체에 35억여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 등을 받았다.

1심은 "최초로 보수단체 자금지원을 지시했고, 구체적인 지원 단체명과 금액을 보고받고 승인해 실행을 지시했다"며 김 전 실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조 전 수석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직권남용 혐의는 무죄로 판단됐다.

2심은 1심과 달리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 판단을 내렸다. 2심은 "김 전 실장을 정점으로 한 일반적인 직무권한"이라고 판단했고, 1심 형량은 유지했다.

대법원은 화이트리스트 사건을 지난해 4월 접수한 뒤 심리를 진행해 왔다. 그러다 지난달 30일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판단을 먼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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