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 잇따라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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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 잇따라 무죄
  • 이민윤기자
  • 승인 2020.02.1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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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용할 사법행정권 없어 직권남용죄 불성립
재판 관여는 인정 헌법에 위배되는 행위는 맞다
직권남용죄 인정은 죄형법정주의 위배

사법행정권 남용을 통한 재판 개입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56·사법연수원 17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에게 1심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임 부장판사가 법관들을 상대로 재판 관여 행위를 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애초에 임 부장판사에게는 남용할 사법행정권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송인권)는 14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임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사법부의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법관의 핵심 활동에 간섭해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를 중대하게 훼손했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임 부장판사가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재직 시절 여러 차례 재판에 관여했고, 이는 법관 독립을 보장하는 헌법에 위배되는 행위였다고 판단했다. 특정 재판의 중간 판결을 요청하거나 판결 구술본, 판결문에 대한 수정 제안 등은 모두 반헌법적 행위였다는 것이다.

법원이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판사들에게 잇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있다
법원이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판사들에게 잇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있다

임 부장판사의 이같은 행위가 직권남용죄에는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봤다.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을 남용해 다른 사람이 위법하거나 부당한 일을 하도록한 경우에 성립한다. 그런데 임 부장판사에게는 재판 개입을 시도할 사법행정권이 처음부터 없었다는 판단이다. 또한 재판부는 재판 개입은 사법행정권에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의 재판업무에 관한 사법행정권은 법령에 명시된 근거가 없다"며 "임 부장판사의 재판 관여가 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해당한다고 해석될 여지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히려 자신의 지위나 친분관계를 이용해 법관의 독립을 침해한 위헌적 행위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임 부장판사의 행위가 위헌적이라는 이유 만으로 직권남용죄에 따른 형사처벌을 지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돼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임 부장판사의 재판 관여는 중앙지법 수석부장판사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로 징계사유에 해당할 여지는 있지만,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결론냈다.

아울러 재판부는 임 부장판사의 특정 재판 개입 시도와 실제 해당 재판의 변화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법관들이 임 부장판사로부터 요청이나 권유를 들은 것은 맞지만, 최종 결론은 각 법관이나 재판부가 독립적으로 내린 것이라는 판단이다.

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시절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가토 전 지국장은 '세월호 7시간' 관련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는데, 검찰은 임 부장판사가 2015년 3~12월 해당 재판에 청와대 입장이 반영되도록 개입한 것으로 보고있다. 

사법농단 관련 재판에서 1심 법원은 줄줄이 무죄 판결을 내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전날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신광렬(55·19기)·조의연(54·24기)·성창호(48·25기)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016년 '정운호 게이트' 사건과 관련해 수사기록을 유출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재직 시절 재판 기록 등 자료를 무단 반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유해용(54·19기) 변호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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